제주의 아내
犬毛 趙源善
생 얼굴에 수건 뒤집어쓰고 팔 없는 조끼 바람막이와 헐렁한 바지 접어입고 목장갑 낀 아내는 완전 시골아낙이다 “딱 시골 아줌마네!” 했더니 슬그머니 어디로 사라졌다 반시간 후에 화장하고 스카프 두르고 스웨터에 치마입고 나타나 깔깔 웃으며 “서울 아가씨 왔어요.” 한다. 허 허 웃으며 환갑 아내가 아직 여자로구나 생각한다. 하긴 요새 아내가 신혼시절보다도 백배 천배 더 예쁘다. “당신이 제주로 선뜻 와줘서 정말 고마워!”한다. 일주일 째 이삿짐 정리하던 피로가 사르르 녹아내린다. 아내가 원하는 대로 이사를 잘 왔다. 바로 그 때 이틀 째 숨바꼭질하듯 꽁꽁 숨어있던 꿀단지가 드디어 “부엌잡동사니 7번” 상자에서 나왔다. 숨어있는 행복은 찾아내는 사람이 임자다. 사랑 덩어리 아내. 난 정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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