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4년)

연습 중

犬毛 - 개털 2014. 8. 27. 13:26

연습 중

犬毛 趙源善

 

떠나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친구와 밤새워 바둑으로 세상을 주고받았다. 어젯밤 아내가 - 집에 들어오면 죽일 거야 - 하고 카톡으로 협박했다. 모두 떠나간 낚시터의 밤이 문득 무서워 황급히 집으로 달려온 날이 많다. 그때의 공포감을 누구도 모른다. 오늘은 필히 낚싯대를 펴리라. 두려움을 잘 포장하여 미끼로 달아야지. 그래서 치마폭 같은 저수지 밖으로 고기를 끌어내야지.

서울을 떠난다는 슬픔을 어서 벗어버려야 한다. 바다를 만난다는 기쁨을 빨리 키워야한다. 오늘 짜릿한 손맛을 보리라. 그리하여 오늘도 - 집에 돌아오면 죽인다. - 는 아내의 격려를 받아야지. 비가와도 좋다. 난 우비가 있다. 천둥소리도 무섭지 않다. 번개가 좀 두렵지. 찌푸린 하늘을 다림질하자. 오늘은 어디로 떠날까나. 오늘은 순전히 나만의 것이다. 야 - 호!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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