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년)

천국은 짐승의 것이다

犬毛 - 개털 2013. 2. 7. 17:36

천국은 짐승의 것이다

犬毛 趙源善

 

 

길고양이나 참새의 시체를 본 적 있으신가요?

때를 느낀 뭇 짐승은 삶의 도리를 이미 터득한 까닭에

눈이 맑아요

죽음을 긍정하며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 깊이 숨어버리지만

패륜, 잔인, 간악, 타락, 물욕이 정도를 넘어서고

번식과 무관한 쾌락을 때 없이 한껏 탐닉한 인간들은

눈이 탁해요

죽음을 부정하며 삶에 집착하여 악착같이 매달려 버티다가

결국 발가벗은 제 주검을 온 세상에 드러내며 고개를 꺾지요.

천국은 짐승의 것이 당연합니다.

<1302>

'詩 (2013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림 절경  (0) 2013.02.07
이강유람 - 계림  (0) 2013.02.07
음치 - 낯가림  (0) 2013.01.30
스마트 폰  (0) 2013.01.30
거품  (0) 2013.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