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2년)

형님

犬毛 - 개털 2012. 2. 26. 16:23

형님

犬毛 趙源善

 

 

1남 3녀로 자란 나는 핏줄보다 더 가까운 여러분의 형님들과 아우들을 사귀었다.(핏줄 형님이나 아우가 없으니까)

그 중....다 좋은 분들이지만  가장 나이가 많으신 진짜 좋은 형님이 한 분 계시다.

일찌기 부모님을 다 여의고 내부모님처럼 마음 속으로 기대고 의지하는 형님이다. 요즈음 건강이 그리 좋지 못하신 듯.

작년 6월 딸년 혼사때 뵙고나서 내가 8월 말에 불쑥 퇴임한 후 몸이 좀 아팠고, 또 여러가지로 신변 정리와 마음 가다듬기, 

해외기념여행(?매번 다니는 여행이지만) 다녀오느라  전화만으로 안부를 전하면서 몇 달 지났으니.......

형님께 좀 죄스럽다. 전화야 간간이 올렸지만.............

 

장충단공원 오르기 전 경동교회 맞은 편 평양냉면집에서 만난다.

간이 나빠 요 몇년 채식요법 중 이시라 좀은 수척한 모습. 다행히 많이 좋아지셔서 고기도 몇 점 드시고

냉면도  잘 잡수신다. 뵙는 내가 속이 뭉클하다. 식사나누며 이러저런 얘기한다.

산책을 하기로 한다. 걸을 작정으로 아예 운동화를 신고 나오셨다.

장충단공원 수표교에서 사진을  한 장 찍는다.

형님은 사진 찍히는 자세가 예전부터 지금까지 영 멋대가리 없다. 허 허 허.

국립극장 앞 광장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시고...............

 

남산길을 걷는다.

옛 추억들, 친구, 건강, 인생, 경제, 사회, 종교, 여행 등의 얘기를 나누며 남산 옆구리를 걷는다.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참 좋다. 케이블카 지나가는 아래를 지나 옛날 무슨 도서관 옆으로 해서 남대문까지 아주 천천히

두런두런 정담을 나누며 무려 2시간을 걷는다.

나는 구두를 신고있어서 발에 열이나고 불편하지만 참을 만하다.

남대문 시장 안, 예전에 우리가 술 마시던 음식점 앞을 지나친다.

 

다음엔 모임 선배의 혼삿날인 3월 중순에 뵙고, 날씨 풀리면 낚시도 모시고 가기로 약속한다.

언제든지 전화주시면 나오겠노라 말씀드린다. 헤어짐이 서글프다. 이제는 그럭저럭 함께 늙어가는 인생. 

한 직장에서 상급자로 선배로 형으로 수년 간 같이 근무하고 헤어져서 이십여년을 계속해 만나는 사이. 

아무쪼록 건강하게 오래도록 자주 모셨으면 좋겠다.

형님의 사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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