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기5 -프랑스(111005)루브르 콩코드 브렝땅
<프랑스 파리>
파리근교에 오면서 차량이 많이 보이고 차가 밀리기 시작한다. 서다 가다를 반복하는 데 길가에 담쟁이가 멋진 집이 있어 사진을 찍고 보니 지붕에 구멍이 뻥 뚫린 폐가다. 담쟁이는 그럴 듯하다.
기차역을 지나고 세느강을 건넌다. 부지런히 창밖의 풍경에 셔터를 눌러댄다. 사람들에게서 활기가 느껴진다. 쇼 윈도우가 화려하다. 시내를 꼬불거리다가 버스에서 내려선다. 걸인도 보이고 청소차도 보인다. 음식점으로 가는 길. 대로를 벗어난 뒷골목은 대단히 어지럽고 지저분하다. 간판도 없는 한식집이지만 김치찌개는 맛나다. 준비해 간 오디(뽕나무열매)술. 오늘이 마지막이다. 큰 병은 여행가방 속에 두고 작은 병으로 옮겨 손가방에 넣고 다니며 식사 때마다 한 잔 씩 마신다. 이 술은 광희 아우가 고향에서 담아서 가져다 준 것. 달짝지근하지만 만만하지는 않다. 아우 덕분에 긴 여행 동안 몸에 좋은(?) 반주를 잘 한다. 마실 때마다 아우가 생각난다.
내일 파리 시내를 관광한다. 기대가 크다.
다시 시 외곽으로 나간다. 대한항공의 광고판이 보인다. 그리 기대하지 않은 호텔이지만 괜찮다.
<루브르 박물관>
건물부터가 웅장하다. 유리피라미드 모형이 상징. 현지 한국인 가이드와 프랑스인 가이드가 인솔한다. 약 40만점의 작품을 소장한 곳. 주로 미술품들. 이곳 역시 한 두 시간에 본다는 것이 엄청난 무리. 하루 온 종일 둘러보아도 못 볼 내용들. 일주일은 걸려야 대충 핥고 지나갈 듯. 지하로 먼저 들어간다. 수많은 관람객들로 인해 시끄럽고 복잡하다. 가이드의 설명도 잘 들리지 않는다. 익히 책에서 보아온 조각품과 그림들이 보인다. 인파에 밀려 사진을 찍기도 쉽지 않다.
비너스, 모나리자, 나폴레옹의 대관식 등 유명작품들과 그 외에 많은 명작들을 순식간에 지나친다. 일행을 잃어버릴까봐 한눈 팔 사이가 없다. 그것 참, 명작들을 코앞에 두고 그냥 막 지나쳐 가다니.....
대단한 곳에 대단한 작품들을 대단하게 모아놓고 대단한 구경꾼들에게 대단하게 보여주는 대단한 박물관이다. 시간이 아쉽다. 그래서 파리는 유럽 여행할 때마다 들러서 여러 번에 걸쳐 심도 있는 감상을 해야 한다. 박물관 앞에서 아내가 부채치마의 요염한(?)포즈를 취한다. 허 허 허.
<달팽이 요리>
특선 요리로 달팽이요리를 먹으러 간다. 식당의 프랑스인이 한국말도 꽤 잘한다. 언니, 맛있어요, 예뻐요, 아니요 등........아이고, 엄지손톱만한 달팽이 겨우 여섯 마리. 내 생각으로는 골뱅이 맛만도 하 못한 데. 뒷맛이 약간 쌉싸름하다. 허 허 허.
<브렝땅 백화점>
브렝땅 백화점에서의 아이 쇼핑. 별 시답지 않은 옷들이다. 디자인이나 상품수준이 우리나라 백화점이나 다를 바 없다. 이 물건들이 우리나라에 수입되면 더 비싼 가격이 되겠지. 대한민국의 아가씨 아줌마들이여! 정신 차리시라. 우리 국산품의 질이 좋고 멋지고 디자인도 파리의 첨단 유행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아시라. 거리를 지나는 파리 사람들을 본다. 내 생각엔 우리 명동만 못하다. 자유스럽고 자연스럽고 특징적이고 세련되고 발랄하고 멋진 곳이 바로 우리 명동의 패션이다. 아래쪽 망고매장에 들어간다. 브렝땅에 비교하면 저렴한 가격이다. 큰 맘 먹고(?) 아내에게 코트를 한 벌 사 준다.
하룻밤 숙박비가 수천 만 원이라는 호텔에서 신혼부부 한 쌍이 나와 옆의 보석가게로 들어간다.
<콩코드 광장>
낙엽이 지는 이곳은 가을이다. 쌀랑한 바람이 분다. 이 광장은 프랑스대혁명 당시 1300여명이 처형된 비운의 장소. 하늘을 찌르는 날카로운 오벨리스크와 많은 동상들. 광장 뒤로 멀리 궁전과 대학 건물과 에펠탑도 보인다. 장엄하고 웅장한 곳이다. 찬란한 대 역사를 보고 가슴에 품은 이 유물들에게 만약 생명이 있다면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무어라 말할까?
멀리 언덕위로 개선문이 올려다 보인다. 광장에서 개선문까지 일직선의 도로. 아 멋지다. 마로니에 가로수 길.
다이애너 비가 슬픈 교통사고를 당한 지하차도를 휙 지난다. 사람이 살고 죽는다는 것 - 운명. 불쑥 마음 한 구석이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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