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술
犬毛 趙源善
1. 누가 안 볼 때 주차장 뒤뜰에서 개살구 스무 개 정성껏 주웠다
2. 깨끗이 씻어 달력위에 늘어놓고 창가에서 물기 말렸다
3. 주둥이 큰 음료수 빈병에 차곡차곡 넣었다
4. 설탕 한 줌 술 두병 부었다
5. 몇 달 동안 책꽂이 뒤에 깊이 감췄다
6. 후배가 담근 약술이라며 아내 앞에 드러내놓고 마셨다
7. 반 정도 마시면 술 부어 채웠다
8. 반 정도 마시면 또 술 부어 채웠다
9. 이렇게 네 댓 번 정도 악착같이 우려먹었다
10. 아직 반병 남았는데 개털 입에 쩍쩍 달라붙는 술맛 기막히다.
<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