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주菊花酒
犬毛 趙源善
겨울비에 젖어 촉촉이 울고 있는 꽃 스무 송이를 가위질 한다
속마음 참으로 애처롭지만 어쩌랴
어차피 낼 모레 서리 맞으면 비참하게 시들어질 처지 아니더냐?
맑은 물에 목욕시켜 송이송이 꽃잎 털어내니
온 방 짜릿한 향기 진동하여 머리끝까지 콕콕 번져가고
하얀 종이 위 줄맞춰 누운 노란 미녀들 자태 참 아름다워
국화주 욕심에 눈 뒤집혀 입 안에 핑 돈 군침 꼴깍꼴깍 넘어간다
먹고 먹히고 죽이고 죽는 세상
그리 서러워마라
모두 다
제 생각대로 사는 거야
아 아- 벌써 취한다.
<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