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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통齒痛

犬毛 - 개털 2009. 6. 2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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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통齒痛

犬毛 趙源善



위 앞니 걸쳐 씌운 자리로부터 왼쪽으로 두 번째 틈새 꼭 그 자리만

악마 같은 찌꺼기들이 하루 세 번씩 정확히 둥지를 트는 게 정말 지겨워

궁리 끝에 이렇게 대처하기로 결심한다.


밥 한 술 뜨고 살금살금 왼쪽으로 오물거리다가 콩자반 한 알 오른쪽으로 잘근잘근 씹고

밥 한 술 뜨고 살금살금 왼쪽으로 오물거리다가 콩자반 한 알 오른쪽으로 잘근잘근 씹고

밥 한 술 뜨고 살금살금 왼쪽으로 오물거리다가 콩자반 한 알 오른쪽으로 잘근잘근 씹고

밥 한 술 뜨고 살금살금 왼쪽으로 오물거리다가 콩자반 한 알 오른쪽으로 잘근잘근 씹고

밥 한 술 뜨고 살금살금 왼쪽으로 오물거리다가 콩자반 한 알 오른쪽으로 잘근잘근 씹고

밥 한 술 뜨고 살금살금 왼쪽으로 오물거리다가 콩자반 한 알 오른쪽으로 잘근잘근 씹고

밥 한 술 뜨고 살금살금 왼쪽으로 오물거리다가 콩자반 한 알 오른쪽으로 잘근잘근 씹고

밥 한 술 뜨고 살금살금 왼쪽으로 오물거리다가 콩자반 한 알 오른쪽으로 잘근잘근 씹고

밥 한 술 뜨고 살금살금 왼쪽으로 오물거리다가 콩자반 한 알 오른쪽으로 잘근잘근 씹고

밥 한 술 뜨고 살금살금 왼쪽으로 오물거리다가 콩자반 한 알 오른쪽으로 잘근잘근 씹고.


오로지 일식 일찬

밥맛이 이리도 달콤하고 콩자반 맛이 이리도 상큼할 줄은 미처 몰랐다

빨간 약 파란 약 하얀 약 노란 약 까만 약들 주섬주섬 한 움큼 꿀꺽 삼키고 벌떡 일어서니

말끔히 바라보던 아내 얼굴이 그만 삽시간에 일그러진다.



터진 봇물 대충 막고 보니 국지성집중호우의 조짐이 엿 보인다

일복一福이 사복四福을 잡아먹고 일화一禍를 부르나보다

사실은 그게 아닌데.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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