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
犬毛 趙源善
거기가
어디이더냐
어디 사는 누구라더냐
누가 이 세상을 잡아 흔드느냐
이리저리 자꾸 뒤흔들어놓는 이유가 무엇이더냐
어찌 그리 치밀 정교하게 계산을 짜 맞추느냐 말이다
파랑을 빨강이 삼켜버리고
그 빨강을 다시 하양이 덮어버리고
그 하양을 또 노랑이 녹여버리고
그 노랑을 금방 파랑이 덮어버리고
꼬물꼬물 이색이 저색을 키워 토실토실 살쪄 오르면
이색이 저색을 또는 저색이 이색을 꿀꺽 꿀꺽 잘도 잡아먹지
색과 색이 뒤엉킨 그 속 색은 결국 배부른 검정일 수밖에
지구가 약간 기울어져 돌고 도는 까닭인가
빙글빙글 돌려지다보니 캄캄해 아무 것도 안 보여
쿨쿨 자는 놈 그 위에 깜박 조는 년
그 위에 벌벌 기는 놈 그 위에 쌩쌩 뛰는 년
그 위에 훨훨 나는 놈 득실득실 있어봤자
그놈이나 그년이나 까마득한 그 위에 거기 어디 보이지 않는 엄청 무거운 그 것
어쩌면 아주 말랑말랑할지도 모르지만
분명히 있기는 있다니까
피도 눈물도 없이 아주 철저하고 지독해서 끝이 모질게 날카롭거나
아니면 쥐었다 폈다 엎어졌다 뒤집어졌다 혼자서 잘 놀아 둥글둥글 하거나
아무튼 우리들 머리 꼭대기에서
제멋대로 흙 반죽처럼 주물러대는
그 무엇.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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