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犬毛/趙源善
어찌
시작이 그리되어
비록 몸뚱이 좀 비뚜름한 듯해도
꽃만큼은 곧바로 치세우는
아주 진실한 독불장군
불면 부는 대로 춤이 현란하지만
바람 자면
아주 꼿꼿이
칠흑을 즐겨 홀로 제 몸 농으로 뚝뚝 태우는
마치 깃발처럼 절개 도도한 등대
단 한줄기 혈관을 따라 뭉클뭉클
빙어같이 뱃속 선명하게 세상 밝히는 두툼한 배짱
그을음으로까지 온갖 구린 냄새를 삼켜버리는
그러나
일단 녹아지면 남는 것 없는 허망으로
후회 한 방울 없이
그렇게 떠나는
삶.
<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