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犬毛/趙源善
네가 핏대 세워 맛나게 마시는 건 술
내가 어정어정 씁쓸하니 주워 먹는 건 욕
원래 돈 안내는 놈이 술 잘 처먹고 돈 내는 놈은 욕만 처먹게 마련
히 히 히 히
맞지?
그게 아니고
맑은 물 근처도 안가고 탁 하디 탁한 막걸리만 몇 주전자 부었는데
어찌 이리 아침까지 뒷머리가 샘을 파는 지
상표 떨어진 빈 대갈통이 하얗게 건들건들하고
눈알 두개는 대바늘로 꼬치 끼우니
어쩌다 이리 뒤집어졌지
아마 네가 욕 처먹고 내가 술 처먹은 게 분명해
으 아
난 죽어도 싸다.
근데
오늘 해는 왜 이리 쨍쨍한 겨?
어서 어서
빨리
맨발이 되었으면
아이고.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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