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소주 때문에

犬毛 - 개털 2005. 11. 24.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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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때문에  

犬毛/趙源善



마치 동물원 악어나 구렁이를 바라보는 눈으로

지금

나를 그렇게 바라보고

애나 어른이나

슬금슬금 지나쳐갑니다.


가랑이에 소주 두 병 끼고

지구를 깔고 앉아

하늘을 머리에 이고 병나발을 불면

“미친 놈!”이라 낮달이 손가락질하고

“또 시작이군!”하며 해도 숨어버립니다.


난 미치지도 않고 시작도 끝도 없이

그저 

술만 먹는데

놀이터 미끄럼틀 아래서

그냥 

잠 한숨 자는데 말입니다.


아무튼 간에

날 반기며 환하게 웃는 사람은 구멍가게 주인 뿐 입니다.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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