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 계산 견모 조원선나 40 때 어머니 70 으로 가시고 나 45 때 아버지 75 으로 가셨다나 65 니까 어머니 닮는다면 5 남고나 70 에서 아버지 닮으면 또 5 남고나 75 넘겨 좀 더 산다면 그건 덤이다(1810) 詩 (2018년) 2018.10.31
무한의 늪 무한의 늪 견모 조원선 알몸으로 태어나서 헤아리는 모든 숫자가 다 네 것이니 열심히 세어라 수는 끝이 없어서 재물도 명예도 사랑도 행복도 권력도 질병도 고통도 불행도 욕심도 고독도 다 그 속에 녹아있단다 네 뫼비우스의 띠를 신이 잘라버리는 순간 네가 껴입은 숫자옷의 무게만큼.. 詩 (2018년) 2018.10.31
구두 구두견모 조원선제주생활 4년 동안 정장을 입은 기억이 전혀 없다. 구두 신을 일이 없는 거다. 매일 산책만 하다보니 운동화는 8켤레 쯤 신었나보다. 신발장을 뒤집어 구두를 손질해 본다. 다 버리고 꼭 필요한 것만 가져온 건데 전혀 안 신어서 삭아버려 폐기해야할 것이 2켤레. 아깝다. 나.. 詩 (2018년) 2018.10.16
이별 이별견모 조원선때려 눕혔다고?자근자근 밟았다고?신나냐?좋으냐?네가 이긴 거라고?뭘 어떻게 이겼는데?이기는 건 원래가 없는 거야잠시 이긴 것 같을 뿐 곧 뒤집어지거든뜬구름이라고!오늘 때린 만큼보다 더 많이 맞을 걸내일 아예 죽을지도 몰라어때?겁나?이젠 틀렸어네 무덤을 네가 .. 詩 (2018년) 2018.10.16
문 앞에 서다 문 앞에 서다犬毛 趙源善열린 문은 문제가 아니다 그냥 들어가면 되니까닫힌 문은 작은 문제다 똑똑 두드리면 대개는 열리니까 잠긴 문은 큰 문제다 열쇠가 없으면 부숴야 하니까 하늘엔 아예 문이 없어서 아주 심각한 문제다 시도 때도 없이 비 바람 천둥 번개 벼락이 몰아치니까 죽음의.. 詩 (2018년) 2018.10.16
미끼 미끼견모 조원선구수한 밑밥에 꼬여 그럴싸한 미끼를 덜컥 무는 순간 명 조지는 거다. 하늘에 솜털구름이 잔잔히 애교를 떤다. 요게 꼭 큰 태풍 사나흘 전에 솔솔거리는 요망한 짓거리다. 사랑도 정치도 인생도 다 그렇다. 달콤하고 화려한 앞자락에 홀랑 빠지지말자.(181003) 詩 (2018년) 2018.10.16
삶과 죽음 삶과 죽음견모 조원선아침산책은 늘 상쾌하다. 그런데 오늘 사건. 개들이 갑자기 앞달리고 아내가 비명을 지르고. 다가가 살펴보니 새끼고라니의 시체. 목 아래 상처. 복부가 터져 내장이 드러났고 위의 내용물과 피가 길에 쏟아져있다. 아내와 개를 먼저 보내고 시신을 길 안쪽 덤불속으.. 詩 (2018년) 2018.10.16
꽃의 얘기 꽃의 얘기견모 조원선자기 처럼흔들 흔들되는 대로바람 따라싹 튀우고잎 내밀고꽃 피우고꿀 나누고씨 만들지애 태우는쓴 짓거리왜 하냐고쉬 살라고그말 맞다참 이쁘다(1809) 詩 (2018년) 2018.09.22
끝장 끝장견모 조원선어쨌거나이젠완전히틀렸다.돌이킬수없다.정나미가뚝떨어졌다.끝난거다.너댓번참고봐줬으면할만큼한거다.어디가서안다고말하지말고혹시만나도전혀모르는사이다.더이상뭔얘기를하겠는가.기억에서아주싹지워버리는거다.아이구속시원하다.나는네가진짜싫다.그래.아.. 詩 (2018년) 2018.09.22
잠자리 잠자리犬毛 趙源善높은 자리는 늘 내려다보느라 모가지 비뚤어지고낮은 자리는 늘 올려다보느라 모가지 뻣뻣해지지가운데 자리가 앞이 트여 위아래 다 즐기며 무난한 게야높은 자리일수록 외롭고 힘들고 불편하고 위험하다는 사실날개 달렸다고 평생 날기만 하는 건 아니야잠자리를 보.. 詩 (2018년) 2018.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