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지 해수욕장에서 0 꽃지 해수욕장에서 犬毛 趙源善 곱디고운 백사장 모래밭을 맨발가락으로 간질간질 헤아리며 둥실둥실 떠 다녔을 저 망망대해가 어떠하더냐고 물으니 처-얼-썩 찐득한 소금바람이 내 검버섯 뺨을 슬쩍 어루만지고는 파랗게 허 허 웃으며 수평선 멀리로 날아간다. 아 아 밀가루보다 더 보송보송 보드..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2.27
타즈 마할 0 타즈 마할 Taj Mahal 犬毛 趙源善 운명運命이란 것 사람은 평생에 적어도 한번은 이성을 만나게 되어있어 남여가 짝지어 서로 사랑을 주고받는데 반드시 언제인가 세상을 뜨게 마련 황제도 사람이고 황후도 사람이라서 결국 팔자八字대로 죽었을 게다 사랑을 놓고 누가 어떻게 어찌 감히 더 크다 깊다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2.17
미아迷兒 0 미아迷兒 犬毛 趙源善 세상에말이통하지않는것만큼더답답한것은없다자이푸르시市에서일 행의맨뒤에손꼭잡고따라가던우리는아내가기념품행상에게눈을맞춰 주는실수를저지르는바람에잠깐뒤쳐지게되었다단호히NO를외치거나 딴데를바라봐야하는데안사주면서울까지쫓아올정도로지독하다니아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2.16
인연因緣 0 인연因緣 犬毛 趙源善 세상에이런일이다있다니참으로경이롭고신기하고 대단하다우연이라생각하고그냥넘어가기엔너무너 무억울하다귀빠지고오십사년지나국내도아닌세계 속의인도여행<아그라시市>에서버스로<자이푸르 市>로이동중에화장실가려멈춘이름모를한휴게소 에서고등학교동..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2.15
고행苦行 0 고행苦行 犬毛 趙源善 두 어깨 아래가 휑하니 비어있는 백발노인의 두 눈에서 그윽하고도 잔잔한 황홀한 평화를 만났다 꼬인 두 다리가 침묵의 문이요 접시 위의 동전이 서로 향기를 나누는 진리이어라 몸은 비록 구정물에 잠겼어도 행복의 빛은 찬란히 비치는 듯 바로 이게 참 삶이라. <0702.인도..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2.14
갠지스 강江 0 갠지스 강江 犬毛 趙源善 지구의 지붕 에베레스트에서 기원起源하여 초승달 모양 신의 머리를 닮은 성스러운 물 목숨 붙어 살아있는 동안 일평생 단 한번만이라도 목욕하고 싶다는 소원所願 죽어서라도 뼈를 뿌리면 영광이라는 축복祝福 받은 자者 온몸 담그고 마시고 빨래하고 마지막 주검까지 불..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2.13
인도(India) 0 인도(India) 犬毛 趙源善 신神의 극진한 보살핌 속 신께 모든 걸 의지하고 맡겨 신의 뜻대로 살더이다. 머리를 신께 드리고 가슴을 신께 드리고 손을 신께 드리고 발을 신께 드리고 남김없이 모두 드리고 오로지 신의 축복에 엎드려 살더이다. 소나 개나 돼지나 사람이나 다 같이 그렇게 어우러져 사는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2.12
델리 역驛에서 0 델리 역驛에서 犬毛 趙源善 나를 진열장에 놓고 슬금슬금 사방을 살핀다. 플랫 홈마다 전후좌우 쭈그린 수백數百 천사의 눈동자들엔 원망이 한 치도 없다 이미 시간을 훨씬 지났어도 언제 온다간다는 기약도 없는 기차 쓰레기와 오물로 뒤덮인 철길 위 살찐 쥐들의 운동회를 말없이 바라보며 태연히..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2.11
복병伏兵 0 복병伏兵 犬毛 趙源善 고도 10890m 비행시속 789Km 외부온도 -45도 F 남은 비행시간 3시간 40분 남은 비행거리 2574Km 도착예정시간 AM 12시 17분 현재 하노이부근 상공 난기류로 인하여 비행 상태가 고르지 못하오니 승객여러분께서는 자리를 이동하지 마시고 안전벨트를 착용하십시오. 눈을 꼭 감고 아내의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2.10
호기豪氣 0 호기豪氣 犬毛 趙源善 블라디보스토크와 샌프란시스코 리마와 피지를 보듬어 두드리던 파도가 여기 묵호 앞 바다에 머물고 킬리만자로와 아마존 에베레스트와 융프라우를 덮어 흔들던 바람이 여기 설악산 머리위에 맴도는 동안 내가 그 바다 물을 양껏 마시고 그 하늘 바람을 한껏 삼켰으니 오늘밤..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