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개통 犬毛 趙源善 굴을팔때양쪽에서뚫고들어와한가운데서정확하게딱만나는공법이있다고한다만나는순간이얼마나멋진광경일까?내귀도우측과좌측이머리한가운데서뻥하고맞뚫려지며한가지소리만으로시원하게소통되면참좋겠다. <1409> 詩 (2014년) 2014.09.29
마법의 지우개를 찾습니다! 마법의 지우개를 찾습니다! 犬毛 趙源善 조금 아니까 까불고 조금 아니까 떠들고 조금 아니까 나서고 조금 아니까 설치고 조금 아니까 욕하고 조금 아니까 속이고 조금 아니까 싸우고 조금 아니까 망하고 조금 아니까 병들고 조금 아니까 죽는다 그저 모르는 게 약이다 그저 모르는 게 편.. 詩 (2014년) 2014.09.22
해장의 비밀 해장의 비밀 犬毛 趙源善 펄펄 끓는 흰 거품 위로 둥둥 솟아오르던 쪽파가 파르르 떨면 새빨간 고춧가루가 방금 흩뿌려진 정충처럼 잠영하면서 팅팅 불어버린 북어의 말간 시체국물은 칼칼해진다 내장을 훑는 짜릿한 그 통증이여! 허나, 실컷 두들겨 맞고 발기발기 찢긴 건 바로 나다. <.. 詩 (2014년) 2014.09.01
거스름 거스름 犬毛 趙源善 난 늘 육천 육백 원을 가지고 다닌다 난 약속한다 만원을 주우면 오천 원을 거슬러놓고 오천 원을 주우면 천 원을 놓고 천 원을 주우면 오백 원을 놓고 오백 원을 주우면 백 원을 거슬러놓기로 일 년 내내 땅만 보고 다니는데 한 번도 돈 주운 적 없다 어저께 육백 원을 .. 詩 (2014년) 2014.08.29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犬毛 趙源善 육십일년내내무휴로고생한내밥통에게하루휴가를줄겸뱃구레청소겸기아체험을하기로단단히결심하고첫새벽에냉수한대접만마시고삼발이타기운동.이미아들놈밥먹고출근.백수는좋은것.목욕. 아침이참상쾌하다. 매일그게그거인신문을뒤적이다가내방으로들어가.. 詩 (2014년) 2014.08.18
40자 공개 기자회견 40자 공개 기자회견 犬毛 趙源善 이 시간부터 가능한 한 ( )을 안한다. 원인과 결과는 일체 불문에 붙인다. <1408> 詩 (2014년) 2014.08.11
얼굴이 지워지다 얼굴이 지워지다 犬毛 趙源善 얼마나 걸었는지 모른다. 지겹게 걸었다. 보고 싶고 듣고 싶고 먹고 싶고 자고 싶고 말하고 싶다. 끝없이 막막한 벌판에서 지친 몸으로 무조건 차를 탔는데 이게 어디로 가는지 나는 어디서 내려야 하는지 모른다. 차안은 묘지처럼 조용하다. 꾸역꾸역 타기만.. 詩 (2014년) 2014.08.06
나약한걸까? 나약한걸까? 犬毛 趙源善 오늘하루온종일아무것도먹지않고굶어볼것이다 오늘하루온종일마누라와말한마디도안할것이다 오늘하루온종일전화기절대사용하지않을것이다 오늘하루온종일개를쓰다듬으며놀지않을것이다 오늘하루온종일뭐한다하고잘지켜본적거의없다. <1408> 詩 (2014년) 2014.08.06
은퇴 은퇴 犬毛 趙源善 내 오른 손이 왼 손만 못할지도 몰라 언제 기회를 줘 봤니? 쉴 새 없이 헉헉거리다보니 그리 되었구나 미안해 지팡이야 이제 어느 손으로 짚어도 매한가지지 뭐 구백구십구 계단이야 등짐일랑 얼른 풀어놓고 꼭대기에서는 날아가야 한대. <1408> <빌린 사진> 詩 (2014년) 2014.08.01
창고정리를 위한 잔고조사 창고정리를 위한 잔고조사 犬毛 趙源善 육십일 년 만에 허연 머리털과 흉측한 검버섯과 앙상한 뼈다귀의 추한 몰골 하나가 등짝에 찰거머리 새끼 둘 업고 손목에 이십년 지기 개 한 마리 매달고 귀신(?) 할망구 허리춤에 찰싹 들러붙었다. <1407> 詩 (2014년) 2014.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