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犬毛 趙源善
저기
부리나케 지나치는 하행열차 흘리는 향기
부러워 목이 메는 건 결코 아니야
혼자 생각에
땅 팔아 달라 멱살 안 잡히면 다행이고
또 그런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일
할멈 아직 드러누울 정도 아니니까
지팡이나 하나 깎아두면 돼
지들 목구멍 풀칠이라도 한다니
엥이 -
무소식 안주로
막걸리 한 대접이 속을 훑는다.
할아버지! -
옳거니, 왔구나! -
너무 반가워 가슴 쿵덕거리고 핑한 눈시울까지 쓰려
아 차 차
손자 놈 줄 빳빳한 만 원짜리 어디다 숨겨두었더라?
영감 깡마른 손이
금새
부들부들 떨린다.
웃기는 효도
일년에 한두 번 생색내며 추는 춤
그래도
좋다.
<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