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雪花 0 설화雪花 犬毛 趙源善 저 꽃이 진정 살아있는 꽃 아니더냐? 사르륵사르륵 몽우리도 아니 세우고 삽시간에 그리 엄청난 꽃을 피운다하더냐? 청순과 적막과 순결과 웅장이 그 향기로다 꽃잎 제풀에 시들 때까지 아이야 맥없이 발자국 남기지마라 저 별처럼 똑같이 저 꽃도 네 것이 아님을 잠시 마음에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2.16
목욕 0 목욕 犬毛 趙源善 없는 것 시골동네에 처녀 광화문서점에 헌책 종이꽃집에 진짜 꽃 선거벽보판에 우는 얼굴 많은 것 요새 대폿집에 술꾼 인천비행장에 아이들 변두리 곳곳에 모텔 사방허공 둥둥 떠다니는 헛소리 아무데나 교차로마다 외제 차 귀찮은 것 얼굴이나 한번 보자는 메일 돈 쉽게 꿔준다는..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2.15
너는 무엇으로 사는가? 0 너는 무엇으로 사는가? 犬毛 趙源善 입심으로 아등바등 돈심으로 비까번쩍 뱃심으로 으라차차 술심으로 비틀비틀 목심으로 고래고래 밥심으로 뒤뚱뒤뚱 글심으로 꼬장꼬장 물심으로 벌컥벌컥 욕심으로 널름널름 똥심으로 부득부득. <0712> 1집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2.14
날인捺印 0 날인捺印 犬毛 趙源善 두둥실 바람에 구름 가는 게 대수롭지 않아 보여? 호-호 불어 눈 딱 감고 단 한번 꾹 찌른 짓거리 잉어나 장어나 개천 밖에선 시체일 뿐 사랑도 의리도 돈도 명예도 핏줄까지도 모두 다 휑하니 날아가는 것 순식간 기름방울이 온통 바다를 뒤흔드는 무서운 사실 봤지? 줄줄 매달..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2.13
양자택일兩者擇一 0 양자택일兩者擇一 犬毛 趙源善 사람은 모름지기 솔직해야 한다. 돈구덩이에 빠져 낼 모레 당장 죽든 가 똥구덩이에 빠져 아주 오래오래 살든 가 골라봐. 냄새 좋지? <0712>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2.12
두문불출杜門不出 0 두문불출杜門不出 犬毛 趙源善 꼭 거기 놓아둔 게 완벽한 내 잘못이다 그나마 비스듬히 세상 바라보던 안경을 그만 와그작 밟아 버렸다 오늘로 사방의 모든 문을 안으로 걸어 잠그고 열쇠를 바깥 갯벌로 흩뿌려 내 던진다 더 이상 아무 것도 보지 않으련다. 내게는 이제 눈이 없다. <0712>1집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2.11
하나만 더 0 하나만 더 犬毛 趙源善 한 입만 더 먹자 한 푼만 더 벌자 한 잔만 더 마시자 한 칸만 더 오르자 한 줄만 더 앞서자 한 평만 더 가지자 한 표만 더 얻자 한 번만 더 하자 한 해만 더 살자. 그놈의 하나만 더 라는 욕심이 멀쩡한 사람 잡는다. <0712>1집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2.10
감 0 감 犬毛 趙源善 고고孤高하게 제일 높은 곳에 뻐기고 앉아 오가는 길손 눈길 끌며 제 잘나 뽑혔다고 으스댔을 거야 아마 그때는 혼자라는 게 외로운 줄 미처 몰랐을 걸 잠시 괜찮았지 덩그러니 디룽디룽 비바람에 시달리다 허기진 새 부리에 날카롭게 찍혀 갈기갈기 찢긴 몸뚱이 그나마 남은 살점 꽁..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