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 브러시 0 윈도 브러시 犬毛 趙源善 그들 움직이는 범위는 항상 여기에서 저기 코를 원점으로 아홉시부터 한시까지 열한시부터 세시까지 아주 깔끔하게 둘이 협동하여 심란한 얼굴 반쪽을 각각 열심히 빗금으로 청소 한다 쓱 싹 쓱 싹 쓱 싹 쓱 싹 볼따구니이하 침 튀기는 주둥이와 턱 아래쪽은 일자무식이 춤..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8.21
오래 살려면 0 오래 살려면 犬毛 趙源善 더러운 돈은 두 장씩 후다닥 세고 언짢은 나이는 반년씩 더듬더듬 먹고 아름다운 기쁨은 반에 반개씩 쪼개 길게 나누어 누리고 서러운 슬픔은 두 뭉치씩 한꺼번에 묶어 재빨리 흘려버리고 시원한 물은 벌컥벌컥 한 대접 시원스레 삼키고 쓴 술은 꼴깍꼴깍 반잔만 꺾어 마셔..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8.20
복 0 복 犬毛 趙源善 말띠에역마세가겹으로끼어들락날락돌아다니는사주팔자 보따리울러메고싸다니다아무데나발걸음머물면거기등대고벌러덩쉬는거야 이리기웃저리기웃누비면서하늘땅바다산강나무짐승사람무엇이든지다친구라 한세상살며실컷보고느끼고만난다는인연참으로소중한것 이런얘기저런..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8.19
높아서 좋아 0 높아서 좋아 犬毛 趙源善 서울에서 속초까지 그럴듯한 큰 고개 겨우 한 개였는데 삼척에서 정선 지나 평창, 횡성까지는 무려 오백의 고지가 십여 개더라 오르락내리락 뱅글뱅글 힘든 게 문제 아니다 눈길 머무는 사방천지 아찔하게 발바닥 간질이는 그림이라 세계 어느 곳 이런 절경 있다하더냐 더..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8.18
쓰레기 0 쓰레기 犬毛 趙源善 쓰레기 같지 않아보였는데 쓰레기 속에서 쓰레기 태연히 뒤집어쓰고 쓰레기냄새 안하무인 풍기며 쓰레기처럼 지랄발광하며 놀더니 쓰레기만 산더미로 남기고 쓰레기양심만 슬쩍 챙겨 쓰레기 자동차 으쓱하니 몰고 쓰레기 떼거리로 휭 하니 사라졌다 쓰레기 같은 자식들 쓰레기..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8.17
주관식 0 주관식 犬毛 趙源善 물빠져죽거나불타죽거나차치어죽거나칼맞아죽거나병걸려죽거나 이래죽으나저래죽으나죽기는다매한가지인데기왕에죽을거고통없이편히죽어야지 궁리끝에마냥즐겁게놀다아픔모르고스르륵세상떠나는방법을알았으니이거신난다 그게뭐냐고아그걸그냥공짜로일러줄수야있나..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8.16
양보 0 양보 犬毛 趙源善 겨우 반 바가지 머리통에 오만가지 욕심 그득하여 늘 제 잇속만 챙기느라 눈들이 벌개 딱 한 술 더 먹겠다고 악다구니질 나 배부르면 누군가 배고픈 거야 뱃구레 적당히 찼으면 그만 먹어야지. 한 발 물러서서 눈 감고 크게 숨 들이쉰 다음 그냥 웃어라 아주 잘 하는 짓이다 세상을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8.15
개털 0 개털 犬毛 趙源善 왜 하필 개냐고? 공연히 궁금한 척하고 캐묻지 마시라 댁의 이름값이나 곰곰 생각해 보셔. 짐승이면 제가끔 털을 가져 다 나름대로 용도가 있지 난 그저 사방십리 역겨운 내 냄새를 풍기고 싶은 게야 혹여 개털 태우는 진한 향기(?)가 나면 그냥 코 막고 고개 외로 꼬지 말고 지긋이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8.14
폭탄주 0 폭탄주 犬毛 趙源善 오늘 이 한잔 술 그리움과 미움과 슬픔과 저주와 욕심과 불행 등등 온갖 잡것 다 쏟아 넣어 휘젓고 흔들어 폭탄주로 단숨에 원 샷이다 안주도 사정없이 실컷 두들겨 패 찢어발긴 북어포로 시뻘건 초장 찍어 우걱우걱 씹는다. 자 이제 누가 뭐래도 내게는 사랑과 행복만 남았다 신..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8.13
환희歡喜 0 환희歡喜 犬毛 趙源善 “이제 갔네! - ” 고성高聲 맨 처음 한 마디 운을 떼니 “그래 맞아! - ” 누가 추임새로 척 받아 “갔네요! 갔네요! 만세 - ” 신명난 노래로 닭발에 힘줘 닭 모가지 빼 꼬끼오. “알아! 알아! - “ 중성中聲으로 의젓하게 윽박지르고 “이젠 살았어! - ” 또 추임새로 슬쩍 받으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