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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犬毛 - 개털 2007. 9. 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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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犬毛 趙源善



쉰 네 번째라나?

귀가 빠져서 간지러운지 우물쭈물하다가

내 잠 꼬랑지를 꾹 밟았으니

날밤을 새야할 거다

빤히 그럴 줄 알면서도

뜬금없이 그 알량한 주문을 왜 걸었는지 모르겠다.


“너 여태껏 어떻게 살았니?”


허구 헌 날 메아리 없는 아우성이지 뭐

의식의 속이 바닥 안 보이게 새까맣다

거기 어딘가부터 순식간 클로즈 업 되어 이마를 뚫고 뒤통수로 튀어나가는 파편들

할머니 할아버지 어머니 아버지 누나 동생 막내 아내 딸 아들 그리고 개

양동 용문 신둔 이천 아현동 불광동 오금리 방배동 둔촌동 잠실 창동 방학동 도농동

얼굴 지워진 희미한 이름들 명이 정이 숙이 실이 연이 란이 순이 희야 지야 해야

증포리 만리동 안암동 여산 대구 용산 삼각지 의정부 방배본동 서계동 번동 월계동 공릉동

삐롱 채널 십일 지지직 내려내려 구 지지직 내려내려 칠 지지직 내려 육 지지직 꺼버려 삐롱

오사공구공일공일공공삼일칠구구구일이삼오공일륙오칠삼구삼공오일칠공일오오륙칠사구이육구

말똥말똥 쥐똥쥐똥 닭똥닭똥 개똥개똥 소똥소똥 새똥새똥

깡통맥주 한개 벌컥벌컥 땅콩 몇 알 오도독 오도독 로열살루트 21년산 한잔 우유 한 컵 꿀꺽

삼점일사일오구이륙오삼오팔구칠구삼이삼팔사륙이륙사삼삼팔삼이칠구오공이팔팔사일구칠일쭉쭉쭉

으 으 으 으 악

아이구야

이 원수 새벽이란 놈 어디서 술 오지게 처먹고 나자빠졌나보다

난 어쩌라고.


입부터 망가져가는 지 썩은 냄새 참으로 구리고

마술부리지도 못하는 눈자위 검푸르고

별 기운도 없는 아래가 잠시 힘주는가 하더니 곧 시들시들

이제야

저기

비척거리며 나타나는 광명.


이리하여 힘들게 한살 또 먹었다

후 우.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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