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614

대포

대포 견모 조원선 대포1 그거한잔으로판벌어지면정신아찔혼미하고배짱빵빵부풀어 술상와장창뒤집어지고깍두기국물이분수처럼줄줄바닥에흐른다 대포2 그거한마디로판벌어지면뱁새펄펄뛰고황새훨훨날아서 암소까지박장대소하고헛소문이유행처럼쓱싹입술을훔친다 대포3 그거한방으로판벌어지면하늘훌렁뒤집히고땅쭉쭉갈라지고 뇌성벽력치고세상폭삭무너져뭇생명들이풍선처럼펑펑터진다

詩 (2020년) 2020.12.23

제주의 바람

제주의 바람 犬毛 趙源善 과부가샛바람시원한맛을알면속곳을아예안입는다는건아는데성산포앞바다바람이영감탱이겹겹이끼어입은내복속까지파고들어쪼그라든두불알을잡아흔들며지랄발광할줄은미처몰랐다.그저이런날은쥐죽은듯들어앉아민화투치면서마누라궁둥이나두드려야할걸공연히숭어낚는답시고껄떡껄떡바닷가에나왔나보다.어이구!버르장머리없이기고만장한바람이생눈물질질흘리는내목덜미를덜컥낚아챈다.

詩 (2020년) 2020.12.20

여자

여자 견모 조원선 남자의 가장 좋은 재산은 동정심 많은 아내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사랑이 무엇인가 알고 있는 것은 여자 뿐이다 남자는 여자의 첫번째 애인이 되고 싶어하지만 여자는 남자의 마지막 애인이 되고 싶어 한다 남자는 여자가 싫어지면 도망치려하지만 여자는 미워하는 남자에게 악착같이 보복하려고 한다 남자의 사랑은 일생의 일부요, 여자의 사랑은 일생의 전부다 어쨌거나 여자에게 이기려고 하는 것은 도끼로 제 발등을 찍는 일이다 (20.12)

詩 (2020년) 2020.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