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614

김장준비

김장 준비 견모 조원선 배추 뽑았다. 밭은 내밭이지만 농사는 앞집 형님이 지으신 것. 우리보다 한 띠 위의 노부부. 팔십이신데 정정하시다. 심으신 것들을 넉넉하게 남겨주신다. 배추 콩 파 참깨 고구마 도라지 쪽파 등등. 이 배추를 절여서 얼마전에 미리 만들어놓은 속으로 버무리면 김장끝. 암튼 오늘은 일단 배추뽑아 다듬기까지만. 바람 한 점없이 날 좋다. (201226) ㅡ ㅡ ㅡ ㅡ ㅡ ㅡ ㅡ ㅡ 배추 견모 조원선 겉은 펄펄 시퍼렇게 봉두난발 우락부락 튼실한 심심산골 씨근벌떡 힘줄 불뚝 드러낸 선머슴 숫총각 속은 꼭꼭 여민 희뿌연 겹겹 고쟁이 사이 배릿한 사향내 어지러운 야리야리 노리끼리한 살결 숫처녀

詩 (2020년) 2020.12.26

김밥배달

김밥배달 견모 조원선 해마다 성탄절 전에 빵을 나눴었는데 그게 정성이 부족한 기분이 들어 올해는 김밥과 유부초밥을 만들기로. 엊그제 장 봐 왔고. 사실 아내가 혼자 다 하는 일. 70대후반 이웃 두집과 80대중반 독거할머니 두분과 독거할아버지 두분. 사탕 한봉지까지. 배달 마쳤다. 두집은 비어있어서 살짝 놓아드리고 왔다. 드려다보면 참 안타깝다. 마음이 짠하다. 어르신들 건강하시길 기원한다. 201224.

詩 (2020년) 2020.12.24

메리 바다 크리스마스

메리 바다 크리스마스 견모 조원선 바다를 선물로 드립니다 바다같이 파란 마음 바다같이 넓은 가슴 바다같이 하얀 사랑 바다를 가지세요 바다같이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201224) ㅡ ㅡ ㅡ ㅡ ㅡ ㅡ ㅡ ㅡ 문 견모 조원선 마음의 문을 떼어낸다. 이제 문이 없으니까 문 안이나 문 밖이나 똑같다. 안에 보물이 있으면 밖에도 보물이 있는 거다. 안팎이 없으니 당연하지. 내 마음 속에 돈이 엄청 많다. 마음옷을 벗는다. 텅 비었던 내 주머니가 돈으로 가득하다. 마음속의 돈이 밖으로 나온 거다. 땅을 짚고 헤엄을 치는 건 이렇게 쉽다. 이리하여 나는 부자다. (20.12)

詩 (2020년) 2020.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