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년)

잠자리

犬毛 - 개털 2018. 9. 15. 15:52
잠자리
犬毛 趙源善

높은 자리는 늘 내려다보느라 모가지 비뚤어지고
낮은 자리는 늘 올려다보느라 모가지 뻣뻣해지지
가운데 자리가 앞이 트여 위아래 다 즐기며 무난한 게야
높은 자리일수록 외롭고 힘들고 불편하고 위험하다는 사실
날개 달렸다고 평생 날기만 하는 건 아니야
잠자리를 보시게
예서 날아 저리 앉고 제서 날아 이리 앉고
아무데서나 쉬다 잠들면
거기가 잠자리의 잠자리가 되는 것
이 자리나 저 자리나 그 자리나 모두 같은 자리지
그저 지금 앉은 자리가 제일 좋은 자리야
제 마음만 편히 먹는다면!
마지막 가는 잠자리도 겨우 한 평이라네.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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