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7년)

홀로 라면을 끓여먹는 이유

犬毛 - 개털 2017. 9. 24. 15:48
홀로 라면을 끓여 먹는 이유
犬毛 趙源善

불쑥 서러워지는 때가 있지
곁에 아무도 남아주지 않는 시간
대낮같이 캄캄한 밤
어떻게 이럴 수 있나 하는 원망을 펄펄 끓여
지나온 발걸음을 맞잡아 젓가락질하면
숫한 내 그림자들이 녹아난 벌건 국물
살아 꼬물거리는 면발 위에 서린 하얀 안개
왈칵 스며나는 눈물
이리하여 나는
한 발짝 더 외로움으로부터 달아나게 된다.
<1708>


'詩 (2017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찮은 잡풀인 네가 어찌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피울 지 전혀 생각 못 했다  (0) 2017.09.24
새것과 헌것  (0) 2017.09.24
바람  (0) 2017.09.24
승부  (0) 2017.09.24
아무도 몰라  (0) 2017.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