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권력과 가련한 자살과 지독한 고집
견모 조원선
아침 산책길. 어제 멀쩡하던 울창한 방풍림이 사라졌다. 싹둑싹둑 목이 잘려 길가에 널브러졌다.
또 어제는 기어 나오던 지렁이들 보는 대로 풀 섶에 주워 넣어주었건만 오늘 보니 다 비참하게 바싹 말라죽었다.
추녀 밑에 집짓는 제비부부. 집지으라고 발판까지 대 주었건만 어쩌라고 한사코 딴 자리에 집을 지어 온 마루에 흙투성이를 만드느냐 이거다.
제 고집 대로 사는 거다. 누가 말리랴. 다 순리대로 그리 되는 걸 억지로 말린다고 고쳐지랴?
허 허 허.
(17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