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민박 - 솜털네 집 11월 풍경
견모 조원선
9, 10월엔 손님이 꼬리를 물었다. 태풍의 피해는 미세해서 부서진 대문, 부러진 나무와 낙엽들, 날아간 기와 3장 등등 닷새간에 걸쳐 정리했다. 피해가 적어 다행.
자전거 거치대도 만들고 개장도 옮기는 등 변화를 가져봤다.
내 고교동창 대학동기 문인 대학선배 후배, 아내대학친구 아내친구 아내후배 안사돈 그외 많은 손님들,
두 번 째 방문하는 손님과 보름살기, 한달 살기 등등 수없이 많은 인연들.
빠짐없이 거의, 술을 하는 손님과는 송별회를 가졌고 숭어를 잡은 날이나 좋은 안주가 있는 날 등 때때로 전체손님합동회식을 하기도 하고.
대문 우측 돌담아래 잔디를 심었고 서쪽 담 넘어 방풍림 삼나무를 밭주인이 다 잘라버렸다. 덕분에 마을 동산이 훤히 내다보이고 아주 시원하지만 왠지 허전한 느낌. 오후에도 햇빛이 잘 든다. 떨어지는 삼나무 가지들 때문에 몹시 피곤했었다. 잔디밭 위를 하루 한 번 씩 가지 긁어모으는 일. 지겨웠었다.
국화도 꽃을 피우고. 고구마도 캐서 손님들께 제공했다. 이웃집에서 가져온 귤도 나누어먹고. 우린 귤 실컷 먹는다. 사실 우리집의 사방이 귤밭이니까.
10월 1일은 슬픈 날이었다. 되생각하기 싫지만.
산이의 첫돌생일이자 세상 떠난 날. 산이가 5일간 병원 다녔다. 일주일을 못 먹었다. 진드기감염증. 밤새 경련하고 울부짖고 - 현관에 들여놓고 우리부부도 밤새웠다. 너무 괴로워해서 결국 아침에 병원에 데려가 의사와 상의하고 .....안락사로 보냈다. 아내는 며칠을 울었고. 나도 그랬지만.
이제 서쪽 돌담아래는 21살 맥과 나이 미상의 유기견 업둥이 별이와 산이까지 3기의 개무덤이 있다.
가을인가 보다. 밭이 썰렁하고 어느덧 동백꽃이 지기 시작한다. 눈으로 보이는 가을은 덜하다. 제주는 언제나 푸르다. 이곳처럼 해안에서 중산간 이내까지의 지역은 따듯하니까.
(16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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