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6년)

연리지 사건 ㅡ 분업의 문제점

犬毛 - 개털 2016. 7. 27. 15:47

연리지 사건 ㅡ 분업의 문제점

犬毛 趙源善

 

밭을 일궈주고 고춧대를 세워준 건 개털.

모종 심고 붙들어 매고 김매는 건 솜털.

철저 분업.

그런데 이 무슨?

잘 크던 고추가 시들시들하기에 살펴보니 우와 고추줄기와 고춧대가 완전 연리지다. 솜털이 두 바퀴 세 바퀴씩 감아 꽁꽁 묶어놓아 끈이 고추줄기의 몸을 파고들어 고춧대와 한 몸이 된 것. 영양공급이 잘 안될 정도. 오십 포기를 아래위로 끊고 다시 느슨히 묶었다. 고춧대끼리 연결한 줄 밑으로 기어 다니느라 죽을 똥 쌌다.

앗! 토마토도! 으악이다, 으악!

 

"아, 난 그저 꽉 묶으면 되는 줄 알았네. 호호호." 한다.

할 말 없다.

그냥 이쁘다. 외손자보다 더 이쁘다.

짜증나게 이쁘다.

허 허 허.

(16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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