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5년)

날 잡아 잡수

犬毛 - 개털 2015. 12. 15. 10:51

날 잡아 잡수

犬毛 趙源善

 

속알머리 없어. 난청에 이명이야. 안경 벗으면 안 보여. 내 이빨 몇 개 안 돼. 어제 뭘 했는지 생각 안 나. 얼굴은 검버섯 밭이고. 허리는 시큰거리고. 비쩍 말라서 갈비가 드러났어. 무릎은 시고. 팔다리는 저리고. 손발은 차고 무뎌. 고지혈증에 야뇨증까지. 제주도 깡 촌에 살고 지갑에 돈이 얼마 있는 지도 몰라. 날마다 막걸리만 마시고 집은 온통 개판이야. 글이랍시고 개소리만 늘어 놔. 세수도 잘 안 해. 수염도 2주에 한 번 깎지. 어쩔 겨? 날로 먹을 겨? 구워먹을 겨? 삶아먹을 겨? 뭔 맛이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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