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년)

잠자리

犬毛 - 개털 2013. 7. 13. 15:29

 

잠자리

犬毛 趙源善

 

 

높은 자리는 늘 내려다보느라 모가지 비뚤어지고

낮은 자리는 늘 올려다보느라 모가지 뻣뻣해지지

가운데 자리가 앞이 트여 위아래 다 즐기며 무난한 게야

좋은 자리일수록 어렵고 외롭고 힘들고 불편하고 위험하다는 사실

날개 달렸다고 평생 날기만 하는 건 아니야

잠자리를 보시게

예서 날아 저리 앉고 제서 날아 이리 앉고

아무데서나 쉬다 잠들면 거기가 잠자리의 잠자리가 되는 것

이 자리나 저 자리나 그 자리나 모두 같은 자리

그저 지금 앉은 자리가 제일 좋은 자리지

제 마음만 편히 먹으면.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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