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犬毛 - 개털 2010. 3. 24.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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犬毛 趙源善

 

 

나는 개가 좋다.

 

개 같은 놈이라는 소리가 귓등으로 울려

일단 못 들은 척하고 돌아섰지만

두 발로 걷고 꼬랑지도 없고 침도 안 흘리고 색맹도 아니고

그저 가끔 하늘 바라보고 왈왈 혼자 떠들 뿐

미쳐서 남을 해코지한 적은 없는데 말이다

혹여 그게 좀 시끄러웠을까?

개도 개 나름 아주 훌륭한 개도 있지 뭐 하고 좋게 생각하며

섭섭한 대로 그냥 넘어가 주기로 하고

개같이 개처럼 잘 참았다

장하다

살다보면 이런 개만도 못한 경우가 종종 있더라.

 

개가 늙어 앞니가 두 대나 빠져버려 정말 슬프다

개 좋아하는 건 결코 죄가 아니다.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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