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이른 봄날 오후 어느 실없는 놈의 글자 맞추기 놀이

犬毛 - 개털 2010. 3. 1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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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날 오후 어느 실없는 놈의 글자 맞추기 놀이

犬毛 趙源善

 

 

미운 늦겨울바람이 임자 없는 쓰레기통을 홀랑 뒤집습니다

아무짝 쓸모없는 것들이 사방에 데굴데굴 굴러다닙니다

저 그림이 과연 예술인지 외설인지 영 모르겠습니다

닥치는 대로 막 먹는 불가사리였으면 좋겠습니다

거미줄을 두려워하는 가련한 하루살이랍니다

아무튼 물먹은 솜처럼 엄청 지쳤습니다

계절 끄트머리가 참 지겹게 깁니다

주머니 속 봄을 만지작거립니다

백동전 한 닢이 따듯합니다

눈가 잔주름 가렵습니다

하릴없이 웃어봅니다

피식 소리 납니다

차 식었습니다

일어납니다

갑니다.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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