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착齷齪
犬毛 趙源善
낮에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눈치 보다가
밤만 되면 곰처럼 얼큰해져서 미련한 발악을 하지만
보나마나 새벽에는 거시기 비실비실할 것이고
마누라 슬쩍 던지는 날카로운 한 마디 귓등에 꽂힐 때
못 들은 척
별 뾰족한 수 없이 알약 일곱 개 또 꾸역꾸역 삼킨다.
누가 오십 일곱 아니랄까봐.
아니다
이건 아니다
밤새워 하얗게 함박눈 뒤집어쓰고도
빳빳하고 늠름하게 우뚝 버티고 선 저 나무들을 보라
죽을 기를 쓰고 다시 살아야한다
살아야한다.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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