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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녹원竹綠園에서(담양)

犬毛 - 개털 2009. 2. 28.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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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녹원竹綠園에서(담양)

犬毛 趙源善



움직이지 못하는

진시황의 수천 병마용은 그저 빚어진 흙덩어리일 뿐이다

여기

창검과 기치 사시사철 시퍼렇게 드높여

위풍당당 늠름하게 하늘 찌르며

후 후 살아 숨쉬는

기세氣勢 좋은 병사兵士들이 빽빽하게 늘어섰다

어쩌다 잠시 휘어질망정 절대 물러서거나 부러지지 않으며

이내 꼿꼿이 다시 허리 펴고

욕심일랑 모두 쏟아 버려서

마디마디 하얗게 속 비운지 오래라

그리하여 천하무적天下無敵 천군만마千軍萬馬다

나는

이 무던하면서 줄기차고 또 날카로운 족속族屬들을

하나하나 끌어안고 보듬어 입맞춤하면서

맨 앞에 나아가 칼을 뽑고 외쳐본다

“나를 따르라!”

“우와- 우와- 우수수-”하는 함성소리 요란하니

아 아!

나는 영락없는 죽군竹軍 총사령관總司令官이다.

<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