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녹원竹綠園에서(담양)
犬毛 趙源善
움직이지 못하는
진시황의 수천 병마용은 그저 빚어진 흙덩어리일 뿐이다
여기
창검과 기치 사시사철 시퍼렇게 드높여
위풍당당 늠름하게 하늘 찌르며
후 후 살아 숨쉬는
기세氣勢 좋은 병사兵士들이 빽빽하게 늘어섰다
어쩌다 잠시 휘어질망정 절대 물러서거나 부러지지 않으며
이내 꼿꼿이 다시 허리 펴고
욕심일랑 모두 쏟아 버려서
마디마디 하얗게 속 비운지 오래라
그리하여 천하무적天下無敵 천군만마千軍萬馬다
나는
이 무던하면서 줄기차고 또 날카로운 족속族屬들을
하나하나 끌어안고 보듬어 입맞춤하면서
맨 앞에 나아가 칼을 뽑고 외쳐본다
“나를 따르라!”
“우와- 우와- 우수수-”하는 함성소리 요란하니
아 아!
나는 영락없는 죽군竹軍 총사령관總司令官이다.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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