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犬毛 趙源善
말로 야무진 척 장난 잘 쳐서
말 쓱싹 올라타고 말로만 한 몫 보더니
말만해서 일이 다 되나 말이 말을 들어야 길을 가지
속 펄펄 끓어 답답하니 가진 게 긴 칼이라
싸악 휘둘러
눈 가리고 귀 막고 코 쓱쓱 베어냈는데
이미 온몸으로 뼈저리게 소름 돋은 건 어쩌려고
바람 불때마다 이리 우수수 저리 우수수
“말! 말! 말! 말로 망한다! 망한다! 망한다! 망한다!”
사방에 메아리 소리.
되로 살살 뜯다가 말로 성큼 얻어터질 줄 몰랐단 말이냐
“어서 가야해! 어서 가야해!”
중얼중얼 백수 노인네 말씀이 정말인줄 아시나?
조잘 조잘 조잘 조잘 여기저기 모였다가 흩어졌다가
말 꼬랑지잡고 말 대가리잡고 말 종아리잡고
말장난만 여전하니
말이 하여간 문제로다
그놈의
말.
<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