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타령
犬毛/趙源善
내 친구가 그러는데
솔직히 미칠 지경 이래
이젠
돈도 명예도 다 싫다고.
안과는 눈구멍만
이비인후과는 귓구멍 콧구멍 목구멍만
치과는 입구멍만
피부과는 털구멍 땀구멍만
비뇨기과는 거시기구멍만
부인과도 거시기구멍만
대장항문과는 똥구멍만
하루 왼 종일
자기 전문 구멍만 드려다 보는데
찢어지고 막히고 뚫어지고 터지고 닳고 썩어지고 삐지고 꿰이고 뒤집히고
구멍이 온통 별의 별 문제를 일으켜도
기실 그 구멍이 뻔한 그 구멍이라
씻어내고 바로잡고 꿰매고 늘리고 당기고 잘라내고 틀어막고 털어내고
삼십년을 오로지 무슨 구멍 뒤치다꺼리만 했더니
으 악 이제는 죽은 히포크라테스 귀신이 구멍 속에서 슬금슬금 기어 나오더란다.
아무렴 그렇겠지
허나 그거야
자네만 그런 게 아니라
보다 더한 경우가 수두룩할 터
세상에 하 많은 일들 나름대로 제각각 괴로움이 있는 법
네가 깔고 앉은 네 직업이 천직이려니 참아야지
안 그런 가 구멍선생?
허 허 허
그놈의 구멍이 사람 웃기누만.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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