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犬毛/趙源善
궁금하여
오래전부터 몹시
직접 내 눈으로 확인을 결심하다!
언제쯤 어디를 얼마만큼 베어내면 될까
물론 아프겠지
아니 그보다도 문제는
과연 빛깔이 제대로 나올까?
너무도 아니꼽고 더럽고 치사하고 메스꺼운 것
너무도 웃기고 조잡하고 아귀세고 해괴한 것
너무도 기막히고 안타깝고 심드렁하고 답답한 것
너무도 달고 짜고 시고 떫고 맵고 쓴 것
이 모든 것들
버무려 비비고 갈고 되씹어 생각 휘저어 우려낸
내 속의
진액津液.
아 아
나는 그것이
아주 시커멓게 찌들었을까하여
심히
불안하다.
<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