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은퇴

犬毛 - 개털 2006. 6. 30.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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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隱退

犬毛/趙源善



이제 서로 손을 놓는다는 것이

아주 영원히 멀어짐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만 

그저 날마다 보지 못한다는 서운함 뿐이지요

어디 우리가

하루 이틀 얼굴을 마주 했던가요

핏대 세우던 술자리는 좀 뜸해지겠지만

이건 처음 만날 때 이미 기약했던 자리이니

오늘일랑

간이고 혈압이고 다 집어치우고

코 삐뚤어져 봅시다.


허기야 

나라고 여기 늘어지게 붙어있는 게 아니요

임이 조금 먼저 궁둥이를 들었다는 게지 뭘

아이구야 눈가가 촉촉 하네요

겉옷하나 벗어부친 게 뭐 대수라고

아무쪼록 곱게 늙어

제발 우리

“너 누구냐” 하면서

지팡이 부들부들 떨지나 맙시다.


애들에게 입버릇으로 하던 말

“아, 졸업이 곧 입학”이라고

암튼

축하 합니다!

한 잔!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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