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0 임 犬毛 趙源善 다람쥐처럼 그렇게 살그머니 오셔 내 마음 깊은 거기 도토리 하나 똑 떨어트려 퐁당 지워지지 않을 파문 일으키고는 미처 물결 스러지기도 전 아직 떠오르기도 전 벌써 두둥실 저만치 돌아선 뒤꼭지 야속도 해라 얄미워 얄미워 죽이고 싶도록 얄미워 눈썹 파르르 떨리네. <07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1.08
명명백백한 사실 0 명명백백한 사실 犬毛 趙源善 하루 이틀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적어도 밥으로 하루 두 끼씩 열네 끼 혼자 먹고 밤으로 일곱 밤 홀로 자 봐야 살면서 늘 별로 대단하게 여기지 않았던 사실들이 아주 신선하게 뼛속 깊이깊이 곱씹혀 지지. 1. 설거지가 지겹다는 사실 2. 전기와 가스와 문단속이 만만치..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1.07
오해 0 오해 犬毛 趙源善 높고 훤하고 탁 트인 곳에서 늘 벌거벗은 것들과 슬그머니 질척질척하게 만나 바람 앞 등불처럼 허둥지둥 한입 가득 아귀아귀 낮이나 밤이나 죽자 사자 악착같이 꽉 물고 매달려 미친 듯이 흔들어 빙글빙글 춤추며 강인한 이빨하나로 버텨 먹고살지 그게 내 일이야. 때로 젖무덤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0.29
미련 0 미련 犬毛 趙源善 어쨌거나 그렇게 등 돌리고 앉아 한 시간째 엎드려 훌쩍훌쩍하시면 아니 날 더러 도대체 어쩌라는 거요? 말은 접어놓고 젖은 눈이라도 한번 맞춰줘야 무슨 영문일까 그쪽 심정을 짐작해보련만 나 따사하게 보듬어 달래는 잔정 전혀 없으려니와 무뚝뚝하기 짝이 없으며 잠시 답답한..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9.03
연애 0 연애 犬毛 趙源善 살짝 흐트러져 나부끼는 머리카락 시원스레 동그란 방울 눈 지워질 듯 오목한 볼우물 꼭 다문 야무진 입 매무새 나긋나긋 가냘픈 목선 눈부시게 새하얀 목덜미 다소곳 갸름한 어깨 곱디고운 보드라운 손 한줌 옴폭한 허리 은은히 풍기는 배릿한 향내 화들짝 깔깔거리는 분홍색 웃..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8.31
열정熱情 0 열정熱情 犬毛 趙源善 뭍이 마치 처녀처럼 움츠리고 슬며시 몸을 맡기면 멋모르는 총각 바다의 숨결이 무척이나 거칠다 쓱쓱 밀고 들어와 구석구석 더듬거리다 철썩 철썩 궁둥이를 때리고는 제풀에 놀라 하얗게 거품으로 부서져 슬쩍 한 발 물러서더니 그것도 잠시라 또 씩씩하게 달려들어 그 짓거..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8.24
맛 0 맛 犬毛 趙源善 첫 사랑 아주 새파란 그리움 어떤 맛인지 미처 몰라 주는 대로 늘름 받아 냉큼 한입 아작아작 씹었더니 서럽게 흐르는 이것이 눈물이냐 콧물이냐 청양고추처럼 불꽃 어지럽다. <0707>*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7.19
속 병 0 속 병 犬毛 趙源善 태풍뒤집어쓰고독수공방천리장성세웠다헐었다꼴까닥아침 멍하니임생각넣어간맞춘국물너무나맵고또짜서 맨밥푹푹말아휘휘저어아작아작씹어삼키니 기우뚱어지러워입맛퉁퉁붓고눈두덩이쓰디쓰다 행여이마음한조각짐작이나할까? 무정한사람 그래도 자꾸만보고픈. <0707>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7.15
새댁 0 새댁 犬毛 趙源善 아기 꿀떡같은 볼따구니 냉큼 한번 깨물고 이내 내빼는 아빠 뒤 꼭지 상큼하고 늠름하지 아물아물 골목길 모퉁이 돌아 안 보이면 아쉬워 못내 가슴 싸하니 썰렁하지 아롱아롱 어젯밤 구름놀이 떠올리며 아침이 야속하고 정말 싫을 게야. <0707>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7.12
정사情事 0 정사情事 犬毛 趙源善 긴긴 밤 둘이 목젖 울리며 핥고 보듬어 깊이깊이 시커멓게 애무하더니 짧은 새벽 기어코 무아지경 하얗게 해뜨는 절정을 풍덩 머금었다 희열에 흠뻑 젖은 아침 눈 비비며 게으른 안개이불자락 슬쩍 들추니 발가벗은 달과 별 이미 문 틈새로 저 하늘멀리 후다닥 줄행랑쳤더라.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