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분 0 그 분 犬毛 趙源善 막내아들 유복자로 사남매 홀홀 단신 악착같이 다 키워낸 분 악다구니 시장바닥 몽당바지 한 벌로 돈 주머니 움켜쥐고 버텼던 분 삼년 전 팔십 나이에 용감하게 한쪽 젖가슴 암으로 도려낸 분 뼛골 빠지게 집사주고 장가보낸 큰 아들 다 팔아 싸쥐고 미국이민 튀면서 달랑 남겨진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7.05
닭 0 닭 犬毛 趙源善 어렸을 적 닭 한 마리 잡으면 집안 잔치라 국물은 다같이 한 대접씩이지만 고기는 늘 법대로 왼다리는 아버지 오른다리는 나 누나는 모가지와 똥집 밑의 여동생은 왼 가슴과 왼 날개 막내 여동생은 오른 가슴과 오른 날개 엄마는 갈비 왜 그래야하는 지 그때는 몰랐어 아 아 어머니. &l..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4.04
엄마 0 엄마 犬毛 趙源善 오늘 좀 기분묘하다 상큼한새벽공기부터시작하여 쌉싸름한죽염치약과은근히쑥버무린비누 아침탈춤추는새소식신문기우뚱거리는활자 보오얗게김올라기름잘잘흐르는하얀밥 남의살돼지고기몇점보글보글작년김장끄트머리구수히끓인김치찌개 사각사각갓구운돌김이랑와글와글웅..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3.31
엄마 0 엄마 犬毛/趙源善 카 - 아 죽여줍니다 뚝배기에 보글보글 된장찌개 끓으면 염치없이 벌름거리는 건 코고요 주책없이 꿀꺽거리는 건 입이지요 그놈의 냄새가 뭐고 맛이 뭔지 널름널름 손이 나가 꾸역꾸역 제 빈 뱃구레 다 채우고 나서야 끄윽 끅 - 옛 생각이 납니다. 후 - 후 - 입술 뜨거워라 실컷 불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1.02
피 꽃 0 피 꽃 犬毛/趙源善 셔츠단추에 실밥이 삐져 무심히 잡아당겼다 매번 쌀 포대 주둥이 올을 못 푸는 실력이라 또 그러려니 하고 아 하 이런! 돌 돌 도르르 풀려 똑 떨어지는 단추 바늘 쌈지 뒤져 귀 꼬이느라 더듬더듬 헤매던 끝 옭매듭지어 한 땀 뜨다가 아뿔싸! 찔린 손끝에 말간 핏방울 뽀르릉 아 아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28
젖무덤 0 젖무덤 犬毛/趙源善 내할머니와내할아버지가한무덤에나란히누우셨다 내어머니와내아버지가한무덤에또나란히누우셨다 삼팔따라지내어른들은모두무덤에나란히누우셨다 나만이리남아세상즐거움맛보는게참으로죄스럽다 고향얼마나그리시다세상뜨셨던가명절이지나간다 손자야이놈아들아이놈너..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03
*오십 줄 청승 0 오십 줄 청승 犬毛/趙源善 한 잔에 취한 가을걸음 달빛이 휘청휘청 아 아- 어무이 얼굴 보고파 설운 가슴 문 화들짝 여니 먼 하늘 잦아드는 아 아- 아부이 기침소리. 아 아- 어무이! 아부이! <0609>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9.30
아버지 0 아버지 犬毛/趙源善 그림은 아무리 눈을 뜨고 있어도 움직이지 못 한다 아직도 무서운 건 아버지의 영정사진이 아니라 귓가에 왕왕 울리는 불호령이지 누구나 아무데고 무조건 자꾸 파헤치면 다 샘물이 나오는 게 아니다 죽자 사자 쥐어짠다고 개천 마른 똥물 하수구에서 용이 나올 수는 없었다 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9.22
된서방 0 된서방 犬毛/趙源善 어머니 우리 어렸을 때 딸들한테는 된서방 맞아봐야 안다 중얼중얼 나한테는 된서방 노릇 아예 하지마라 중얼중얼 만두를 놋숟갈로 조곤조곤 빚으시며 또는 솔잎을 성긴 갈퀴로 박박 긁으시며 당신 얕은 하늘에 띄워 조그맣게 노래 하셨다 그럭저럭 사위보고 며느리들일 이 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2.21
오수午睡 0 오수午睡 犬毛/趙源善 창가 햇살이 보시시 몽실한 엄마 젖가슴 같아 빛 바라기 몸짓하는 난초 꽃 몽우리처럼 살금살금 젖내 비어져 오르니 아 아 나는 괭이 눈 깜박 깜박 졸면서 게슴츠레 두 살의 겨울오후로 간다. 엄마야! 한 올 한 올 뜨개질 하시는 무르팍 기어올라 털실꾸러미 아랑곳없이 엉금엉..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