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되겠습니까? 이거 되겠습니까? 견모 조원선 허리를 다쳐서 이틀을 자빠졌더니 좀이 쑤신다. 보호대를 착용하고 쌍지팡이(?) 짚고 용감히 아침산책 나섰다. 오십중반까지 내가 애용하던 스키 폴이다. 용도는 바뀌었지만 아주 유용하다. "거기 서봐. 이게 현실이야. 정신차려. 이 개털영감아! " 아내가 사진을 찍어 보여준다. 겨우 십여년 전인데. 펄펄 날던 놈이 이꼴이라니! 아아! 이 아침 슬픈 감개무량이다. (200518) 詩 (2020년) 2020.05.18
개가웃는까닭 개가웃는까닭 犬毛 趙源善 앞집개가짖고우리집개가짖고바로뒷집개가짖어서동네개들의이어짖기가끝난다.아름다운노래의메아리다.개는절대로공연히짖지않는다.낯선뭔가가나타난때문이다.개들은밤새도록집을지키며성실히의무를수행한다.개만도하못한뒤구린철면피인간들이낮에는사기,협잡,부정,횡령질실컷하고밤에개가짖어제놈잠못잔다고주인에게충성을다하는개들을탓하며손가락질하니참으로통탄할일이다.이게바로개가웃는까닭이다. 詩 (2020년) 2020.05.18
사고치다 사고치다 견모 조원선 5월은 내게 일의 달이다. 중노동이 폭주한다. 어제 오후 2층 데크 난간에 칠하느라 떼놓았던 보호대 조립하다가 삐끗 ㅡ 으악 ㅡ 털썩했다. 허리지지대도 하고 있었는데. 아내 왈 "뭘 하면 눈이 뒤집혀서 끝장을 보고야마는 지랄같은 성질하고는. 조금씩 .. 詩 (2020년) 2020.05.17
돌려막기 돌려막기 견모 조원선 요껀수터지면성性으로틀어막고 조껀수터지면약藥으로틀어막고 이껀수터지면불火질러틀어막고 저껀수터지면돈金으로틀어막고 큰껀수터지면병病으로틀어막고 틀어막고또틀어막고또틀어막고 껀수껀수껀수껀수껀수껀수껀수 껀수낙원껀수민국돌려막기.. 詩 (2020년) 2020.05.16
달래 달래 견모 조원선 아내가 아침에 달래길을 걷다가 달래를 캔다 콧노래 부르며 달래 손질하는 뒤태가 꼭 달래뿌리다 은은한 향 싱그럽다 아아 이거다 아내 처녀때 냄새 날 홀려서 정신줄 놓게했던 바로 달래향기다 (20.05) 詩 (2020년) 2020.05.16
알려드립니다 알려드립니다 견모 조원선 사시사철꽃을피우는알콩달 콩화초를나눠드립니다마음 의눈으로보고그향기를마시 기만하면사랑과평화와행복 과건강이당신의영혼속에흘 러넘치게됩니다선착순무상 분양제주개털나라솜털네집 (20.05) 詩 (2020년) 2020.05.15
도마뱀과 사귀다 도마뱀과 사귀다 견모 조원선 으악 놀라지마 괜찮아 너 나 아니? 몰라! 너 어디 사니? 여기 살잖아! 내집인데? 그렇구나! 너 몇 살이니? 예순일곱살 좀 먹었네 아무튼 서로 알고 지내자 같이살면서 아는 척 하자고 그래 그럼 우리 친구된 거야 이놈 참 웃긴다 이제부터 외롭지는 않.. 詩 (2020년) 2020.05.14
여왕의 은혜 여왕의 은혜 견모 조원선 성은이 망극하여이다! 제주의 아침은 아름답다. 딸년(40세로 얘 이름이 성은)이 보내준 새신을 신고 아내가 미치도록 좋아하는 5월의 귤꽃향기에 취해 싱그러운 들숲을 걸었다. 행복이 길가에 즐비하다. 이때다. 일하다가 점심 참에만 대포 한 잔 하기로 .. 詩 (2020년) 2020.05.13
회담결렬 회담결렬 견모 조원선 마주 앉았다 이름하여 막걸리협상 내가 일주일에 다섯, 넷, 셋, 두병까지 계속 물러서며 애원했지만 아내는 내 건강을 빌미삼아 딱 잘라 거절한다 주류의 정기반입은 금지하며 상황에 따른 허가제란다 이건 집권자의 전형적인 갑질횡포다 이러면 당연히 근.. 詩 (2020년) 2020.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