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614

술욕심

술욕심 견모 조원선 내 문제는 술욕심은 많은데 돈욕심은 적다는 거다. 아침상 잘 받았다. 생선 닭도리탕 제육무침 돼지껍데기 취나물 등. 요샌 아침부터 햇살이 뜨거워 산책 다녀와서 일을 못한다. 오후늦게 그늘이 져야 칠작업을 할 수 있다. 운악산 아가씨가 보내준 내촌찹쌀막걸리를 반주했다. 좋다. 아내도 한모금 맛 봤다. 뭔가 아쉬워서 잘 보이는 둥이집 지붕에다 빈병을 진열했다. 이웃친구들이랑 나눠마신 걸 빼고는 내 술장고에 넣어두고 한병씩 야금야금 잘 빼 마시고 있다. 문제는 그거다. 둥이집 지붕에 술병이 늘어가면 내 술장고는 술병이 줄어간다는 서글픈 사실. 아 아! 친구야 고맙다. 오늘도 친구를 축복하며 한잔 마신다네! 건강하시게나 ㅡ 허허허. (200529)

詩 (2020년) 2020.05.29

애국심과 바람의 관계

애국심과 바람의 관계 견모 조원선 개털나라는 일년내내 국경일이라서 태극기를 상시게양. 비 오거나 바람 심한 날은 기를 내린다. 제주는 바람 심한 날이 너무 많아 솔직히 좀 피곤. 기를 내리지 않으면 바람에 찢어진다. 평생 안 해본 태극기 불태우는 걸 제주와서 세번. 불타는 모습 보는 게 이상하게 슬펐다. 자다깨서도 바람소리 쎄지면 바로 나가 7미터 짜리 대나무 구구식깃대를 철수하는 데는 꽤나 애국심(?)이 필요하다. 허허허. 개털나라 만세! 대한민국 만세! (200529)

詩 (2020년) 2020.05.29

둥이의 피임 망사빤쯔를 만들다

둥이의 피임 망사빤쯔를 만들다 견모 조원선 어제의 과음으로 누워 딩굴다가 불쑥 둥이의 피임에 관한 생각이 떠올라서 울타리용 망사를 이용해서 빤쯔를 제작했다. 꼬리만 밖으로 내놓고 뒷다리와 엉덩이를 다 감싸는 방법. 좌우간 교미를 막으면 될 것 아닌가. 한 번 입혀보고 등에도 고무밴드를 달아 목줄에 고정시켰다. 발정기의 낮에는 거실앞에 묶고 혹시 모르니까 밤에는 착용시키려고 한다. 성공할까? 허허허. (200524)

詩 (2020년) 2020.05.24

어화둥둥

어화 둥둥 견모 조원선 중성화 수술 1. 5.25.밤10시 이후 절대금식 2. 5.26.11:30-14:00 수술(목줄한 채 대소변 간단산책후 래원) 3. 수술 후 5일간 매일 통원치료 4. 넥칼라는 반드시 고정 5. 수술부위 매일 2,3회 소독 6. 10일간 무조건 목줄 짧게 묶어놓아야 하며 절대산책불가 7. 6월 6일 병원에서 봉합사제거 위의 사항을 검토한 바 도저히 우리와 둥이가 심신의 괴로움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 사료되어 국민투표에 부친 결과 총3표 중 만장일치로 개털, 솜털, 둥이 모두가 수술반대. 따라서 즉시 병원에 연락하여 수술계획을 취소했고 따라서 둥이의 발정기에는 재래방식대로 우리부부가 둥이에게 접근하는 모든 놈팡이들을 철저히 감시하여 격퇴시키기로 했다. 어화 둥둥 우리 둥이 만세! 개..

詩 (2020년) 2020.05.22

막걸리

막걸리 견모 조원선 술이 날아왔다. 운악산 아가씨가 포천 화현에서 띄운 거다. 운악산 계곡 깊이 있을 때부터 지금 가게를 옮긴 곳까지 가끔씩 계속 드나들며 단골로 사귄 "명품식당" 사장 주니할머니다. 나랑 동갑내기로 아는 사이가 한 삼십년쯤 됐을까 모르겠다. 박봉의 교사시절 낚시와 천렵다니면서 들렸었고 또 스카웃아이들 통일기원 걷기행사때 쾌히 숙소로 제공해 줬었고 부장연수도 갔었고 대학동기들과도 갔었던 추억많은 식당의 정 깊은 단골친구. 내가 택배를 받고 입이 찢어져 신이 났더니 아내가 "속 아픈 사람한테 뭔 술을 보내남? 에이ㅡ쯔쯔!"하며 중중거린다. 내가 좋다는데 뭘. 한 잔씩 마실 때마다 축복을 보내면 육십번의 축복을 보내는 거다. 감사 감사 감사! 명품식당의 번성과 가족 모두의 건강을 기원하며 일..

詩 (2020년) 2020.05.21

몰래카메라ㅡ이제는 공개해도 되는 사진

몰래카메라 ㅡ 이제는 공개해도 되는 사진 견모 조원선 이 사진 단 한 장으로, 교직과목을 함께 이수하는 가정학과여학생들에게 공개하겠다는 몰래카메라 협박을 당해 ㅡ 정면 사진도 있다면서 ㅡ 결국 거금을 들여 거하게 막걸리를 샀다는 순진했던 대학시절의 개털. 아마 1975년 여름방학이라 생각되는데 설악산과 오대산 일원으로 졸업여행을 갔었다. 밤에 늦게까지 술을 마신 때문에 낮에 비몽사몽 걷다가 뒤에 처져 불행히도 너무 길게 오랫동안 줄줄줄 쉬를 하다가 그 놈의 카메라에 잡힌 것. 지금 생각하니 이 사진이 강의실에 돌았으면 난 어떻게 되었을까? 히히히 ㅡ (20.05)

詩 (2020년) 2020.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