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은혜
견모 조원선
성은이 망극하여이다!
제주의 아침은 아름답다.
딸년(40세로 얘 이름이 성은)이 보내준 새신을 신고 아내가 미치도록 좋아하는 5월의 귤꽃향기에 취해 싱그러운 들숲을 걸었다.
행복이 길가에 즐비하다.
이때다. 일하다가 점심 참에만 대포 한 잔 하기로 ㅡ 일주당 2병 정기반입 ㅡ 슬쩍 타협안을 걸어서 바로 승락 받았다.
여왕 만세!
에효!
마시고 살기 참 힘들다. 천하의 개털이 이리되다니.
예삐 밥주고 재빨리 튀었지만 여전히 죽어라 따라오다가 멍하니 바라보고 섰다.
막걸리2병 ㅡ 내돈 내고 사면서도 눈치봐야하는 ㅡ 사고 아침바다를 보고왔다.
오늘도 바쁘다. 하수탱크 청소와 어제에 이어 그늘 찾아가며 외부마루와 난간에 칠작업해야 한다.
막걸리 한 잔!
(20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