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귀곡성” 카페 “귀곡성” 犬毛 趙源善 소름끼치는 문소리 기울어진 탁자 삐꺽거리는 의자 이 빠진 찾잔 좀먹은 원고지 모나미 볼펜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먼지 각광 속의 거미줄 누룩곰팡이 향기 쥐 죽은 고요 세상 떠난 시인들의 사랑방. <1309> 詩 (2013년) 2013.09.24
횡재 횡재 犬毛 趙源善 지난여름서해안면암앞바다에서보물을주웠는데 불쑥아내가사진을찍어대는바람에능청을떨었다 고물축음기뚜껑위에올려놓고보니썩도잘생겼다 노안이라지만역시나내눈은물건을금방알아본다 여보!여기이것말이야절대로버리면안돼!알았지? 어느놈이든토를달지마라돌.. 詩 (2013년) 2013.09.06
돈의 철학 5 돈의 철학 5 犬毛 趙源善 21. 사랑을 돈으로 사면 반드시 증오가 이자로 따라붙는다. 22. 돈으로 출세하면 금방 돈 구멍에 파묻혀 죽게 되는데 겨우 관 하나만 억지로 들어갈 크기다. 23. 돈을 좋아해서 돈에 미치면 바로 돈에 돈 놈이 되는데 이 병엔 약이 없다. 계속 돌다가 죽는다. 24. 내 돈.. 詩 (2013년) 2013.09.05
돈의 철학 4 돈의 철학 4 犬毛 趙源善 16. 사람은 종이를 만든다. 종이로 돈을 만든다. 돈이 사람을 만든다. 17. 돈맛을 알면 누구든지 다 돈의 노예가 된다. 일단 노예족쇄를 차면 살아 있는 한 영원히 헤어날 수 없다. 18. 돈지갑이 무거운 만큼 그 이상으로 마음도 무겁다. 뒤통수가 간지럽기 때문이다. 1.. 詩 (2013년) 2013.09.05
돈의 철학 3 돈의 철학 3 犬毛 趙源善 11. 없는 사람 천원은 있는 사람 만원이다. 없는 사람 천원은 빵 값이고 있는 사람 만원은 껌 값이다. 12. 나쁜데 쓰는 돈은 풍풍 새나가는데 한 번 나가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그리고 영원히 되돌아오지 않아서 곧 주머니가 텅 빈다. 좋은데 쓰는 돈은 솔솔 새나가.. 詩 (2013년) 2013.09.05
돈의 철학 2 돈의 철학 2 犬毛 趙源善 6. 사람은 평생 돈을 헤아리고 산다. 치매에 걸려야만 돈을 세지 않는다. 아니 못 센다. 7. 남의 돈은 다 내 돈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벌어라. 그러나 내 돈이 되는 순간 다시 남의 돈이 된다 는 사실을 명심해라. 8. 돈 욕심으로 눈이 멀면 사랑조차도 안 보인다. 9. 피.. 詩 (2013년) 2013.09.05
돈의 철학 1 돈의 철학 1 犬毛 趙源善 1. 돈을 벌기 전에는 돈을 따라 가다가 돈을 번 후에는 돈에 쫓긴다. 2. 돈은 냄새가 아주 구수하긴 하지만 꼭 끌어안고 잠자기엔 너무나 더럽고 지저분하며 온갖 잡균이 우글거린다. 3. 사람이 나쁜 게 아니라 돈이 나쁘다고? 천만에 말씀. 돈은 생명이 없다. 돈이 .. 詩 (2013년) 2013.09.05
생일 생일 犬毛 趙源善 07시 40분 - 교회 가는 길 엘리베이터 안에서 아내가 10만원. 술 사 먹든지 맘대로 하란다. 축하인지 빈정거림인지. 13시 - 속이 쓰려서 나 혼자 먼저 귀가. 어제의 음주여파로 얼큰하게 라면을 끓여먹고 개랑 둘이 뒹굴다가 텔레비전 왕왕 틀어 놓은 채 늘어지게 한 잠. 16시 .. 詩 (2013년) 2013.09.05
똥통 똥통 犬毛 趙源善 발 헛짚어 거기 빠졌어도 분명히 네 실수 허우적허우적 목숨 건진 게 천만다행 몇 번 씻어서는 어림도 없어 옷 다 불태우고 털 다 밀고 손발톱 다 깎고 껍데기 백 번 까 벗겨도 소용없어 네 속의 구린내를 지워야지. <1309> 詩 (2013년) 2013.09.05
도려내기 도려내기 犬毛 趙源善 겉파랗고속빨갛다겉빨갛고속노랗다겉빨갛고속빨갛다겉노랗고속노랗다 막뒤섞어놓고눈가리고먹어서수박이사과맛이거나사과가토마토맛이거나 토마토가바나나맛이거나바나나가수박맛일수는절대없다이제부터눈크게 뜨고곪은상처과감하게싹둑도려내고하나씩.. 詩 (2013년) 2013.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