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1년)

유기견

犬毛 - 개털 2021. 11. 10. 09:17




유기견
견모 조원선

한달여전에 들판코스 산책길에서 뒷다리를 심하게 저는 흰개를 멀리서 보고 다음날부터 그 근처에 삶은 생선에 비빈 개밥을 놓아줬는데 ㅡ 냄새를 풍겨야 찾아먹기 쉽다. 얼마전부터 들판코스 아침산책 때는 이십여미터 뒤에 따라오더니 둥이가 받아주니까 거리를 차차 줄여 드디어 어제부터는 둥이랑 함께 걷는다. 우리와 눈을 마주보고 꼬리도 치고 제법 곁을 준다. 숫놈. 2살 채 안돼 보이고 오른쪽 뒷다리가 좀 불편하지만 이제는 잘 걷는다. 우리가 준 밥을 먹고 우리집 앞까지 따라왔다가 사라진다.
거둘 수는 없는 입장. 밥을 주거나 같이 산책은 하겠지만 정이 들까 봐 걱정. 눈에 안 보이면 또 아내가 잠 못자고 생으로 걱정할 게 뻔하다. 아 그거 참! 이걸 어쩐다?
(211110)

'詩 (2021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만원  (0) 2021.11.12
엘리베이터  (0) 2021.11.10
이무슨난리  (0) 2021.11.09
알 수 없어요  (0) 2021.11.09
그녀  (0) 2021.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