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년)

묵사발

犬毛 - 개털 2018. 8. 24. 12:33
묵사발
견모 조원선

밤새 열이 오르락 내리락 해서 진땀을 흘리다가 날 샜다. 어지럽다. 비틀거리며 2층에 올라가 환기를 위해 창문을 다 열어놓고 몽이 둥이랑 산책. 해가 뜨껍고 내가 기운이 없어서 코스 반으로 줄였다.
창문으로 바람이 치불어 고서화액자가 떨어져 액자유리와 받침유리가 박살났다.
엊저녁에 끓인 등뼈탕이 맛이 없어 냉장고속의 풀을 막 집어넣고 재탕했다. 상추, 양상추, 김치, 간장, 고추장 등등. 반찬은 손닿는 것만 꺼내 대충 등뼈재탕국물에 밥 말아먹었다.
어제 떠나신 연산홍님을 과감하게 싹둑 잘라 모셨다. 어쩔 수 없다. 뿌리라도 살았다면 다행. 새로운 싹이 나왔으면 좋겠다.
개밥 주고. 샤워 하고. 한 잠 자고 보자. 더 아프면 병원가고 읍내서 매콤한 닭튀김이나 사오면 아마 3끼는 먹을 게다.
어떤 대통령은 국내외에서 큼지막한  여러 사고쳐놓고도 두루두루 기고만장 펄펄 날뛰는데 개털나라 대통령은 술 한 번 퍼마셨다고 묵사발이니 이거 되겠습니까? (18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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