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공부
견모 조원선
숫자를 천까지 헤아려본 지 오래다. 특히 돈은 백까지도 세어 본 기억이 멀다. 누런 지폐를 오른 손 엄지와 검지에 침을 퉤퉤 묻혀가며 천까지만 세봤으면 정말 좋겠다. 이층에 올라갔는데 서재문을 여는 순간 왜 왔는지 깜깜하다. 그러니 치매가 오기 전에 어서어서 자꾸 숫자를 세어 산수공부를 해야한다. 하기사 돈 셀 때 꼭 천을 다 셀 필요는 없지. 백을 열 번 세면 천이야. 백을 다 셀 필요도 없지. 십을 열 번 세면 백이야. 십을 다 셀 필요도 없네. 하나를 열 번 세도 십이고 둘을 다섯 번 세도 십이네 뭐. 이게 바로 공부로군. 아무튼 기왕에 세는 것 실컷 돈을 세고싶다. 남의 돈이라도 괜찮다. 내돈이라면 물론 더더욱 좋고.
(1806)
견모 조원선
숫자를 천까지 헤아려본 지 오래다. 특히 돈은 백까지도 세어 본 기억이 멀다. 누런 지폐를 오른 손 엄지와 검지에 침을 퉤퉤 묻혀가며 천까지만 세봤으면 정말 좋겠다. 이층에 올라갔는데 서재문을 여는 순간 왜 왔는지 깜깜하다. 그러니 치매가 오기 전에 어서어서 자꾸 숫자를 세어 산수공부를 해야한다. 하기사 돈 셀 때 꼭 천을 다 셀 필요는 없지. 백을 열 번 세면 천이야. 백을 다 셀 필요도 없지. 십을 열 번 세면 백이야. 십을 다 셀 필요도 없네. 하나를 열 번 세도 십이고 둘을 다섯 번 세도 십이네 뭐. 이게 바로 공부로군. 아무튼 기왕에 세는 것 실컷 돈을 세고싶다. 남의 돈이라도 괜찮다. 내돈이라면 물론 더더욱 좋고.
(1806)
'詩 (2018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흑염소 (0) | 2018.06.25 |
---|---|
단팥빵 (0) | 2018.06.25 |
내 고개가 좌로 2도 기울어진 이유 (0) | 2018.06.25 |
불감증 (0) | 2018.06.25 |
절물에서의 김밥은 목이 메이더라 (0) | 2018.06.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