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6년)

제주의 그림자

犬毛 - 개털 2016. 12. 19. 17:07

제주의 그림자

견모 조원선

 

나는절대로고독하지않다.내속의십이월첫날밤이너무깊다.나는절대로잠들려고애쓰지않는다.정말로제주의밤은하영길다.제주의밤은너무검고짙어서그림자가숨을곳이없다.그래서내그림자속에제주의그림자가슬쩍둥지를틀었나보다이미오래전에.고약한뻐꾸기처럼.그리하여내그림자새끼들은불쌍하게도낮달같이튕겨져나와지워지고길고긴제주의그림자만내등짝위에떡하니늘어붙어있는것이다.부정의부정은강한긍정임을나는부정한다.나는절대로나의그림자를미워하지않는다.나는제주의그림자를진짜진짜사랑한다.

(16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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