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5년)

변신

犬毛 - 개털 2015. 7. 21. 21:38

변신

犬毛 趙源善

 

아침에 자전거를 타고 운동 나가다가 누가 버린 청소기를 보았다. 종합운동장에서 뛰고 걷고 삼십여분 땀을 흘리니 상쾌하다. 오다가 청소기를 자전거에 싣고 왔다. 모양으로 보아 대단한 고장이 아니고 호스가 찢어져 엉성하게 테이프로 감아 놓음. 호스를 자르고 짧게 쓰면 된다. 모터나 전문부위의 고장만 아니라면.아침 먹고 아내 눈총 받으며 작업시작. 대충 청소. 간단분해. 성능실험. 접촉불량이다. 수리 가능. 이때쯤 솜털에게 또 무슨 고물을 주워 무슨 짓거리냐고 한 소리 듣고. 전문분해. 완전 청소. 호스 파손 부위의 전선 연결. 강력접착제로 호스 연결. 흉하지 않게 테이핑. 조립. 청소 실험. 성공. 성능 좋다. 이제 우리 집은 청소기가 4대. 손님방 용품으로 2대 새로 주문했고. 원래 우리 것과 2층용으로 오늘 수리한 것 1대. 허 허 허.

 

내버려진 청소기의 변신은 내가 살아가는 방법의 변신이다. 이름도 모르는 벌레에 물린 등판과 종아리와 겨드랑이가 가렵다. 새 털이 나려나 보다. 변신 축에도 못 드는 참으로 가련한 변신이다.

개털의 변신.

<15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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