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다고 무조건 다 좋은 건 아니다 - 중국中國 곤명昆明
犬毛 趙源善
굽이굽이 돌고 돌아 천천히
서산西山의 종아리를 보듬으니 탱탱하고 제법 단단하다
저 아래 치마끈 확 풀어헤친 곤명호昆明湖 아주 질펀하게 퍼질렀다
용문석굴龍門石窟 헉헉 기어오른 가파른 계단이 마치 오싹 절정인 듯
깎아지른 절벽 간질간질 여의주如意珠 한 개 달랑 매달린 문설주 참 아슬아슬하다
구향九鄕동굴 쩍 벌린 구멍 꽤나 넓고 만상萬象의 종유기둥 불쑥 굵직하여 정말 엄청나다
대리석 깔아 만든 시커먼 굴 속 음침한 돌길 다듬은 손재주도 진짜 대단하다
석림石林 크고 작은 돌멩이들 육이오 때 인해전술처럼 바글바글 떼거지로 빽빽하여
사방천지 온통 기이한 모양의 돌 숲이 광란의 징소리로 귀속을 왱왱 후벼 판다
닭이 날개를 좍 편 그림 중에 기름진 엉덩이 부분 운남성雲南省 한 구석이 곤명이란다.
멋있고 굉장하고 느릿느릿 어마어마하지만 작다고 기죽을 건 절대 아니야
한없이 많고 끝없이 넓다는 게 부럽기는 하지만
돈 들고 살아 숨쉬는 앞에 죽은 관우關羽나 장비壯飛는 아무것도 아니다
사람이 살고 죽는 하늘의 섭리를 우습게 여기면 안 되지
우당탕 펑 펑 쾅 쾅 축제의 폭죽은 반짝이는 밤 그 때 뿐이야
다소곳 무릎 꿇고 발 주무르는 중국처녀 젖가슴이 바들바들 떨리더라.
태양아래라면 어두운 구석 그림자는 당연히 있는 법
작아도 오밀조밀 있을 것 다 있으면 돼
우리 당차게 살자
바다 건너 동쪽 예의 바른 나라 금수강산錦繡江山 백의민족白衣民族 아니더냐?
음흉한 뒷심과 만만한 여유가 좀 부러울 뿐
크다고 무조건 다 좋은 건 아니다.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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