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건배乾杯의 끝 - 동창송년회

犬毛 - 개털 2008. 12. 1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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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배乾杯의 끝 - 동창송년회

犬毛 趙源善



제1배 반가워서

제2배 안주 한점 씹고

제3배 예쁜 욕 주워섬기며

제4배 먼저 떠난 놈 불쌍하다

제5배 세상사는 게 어쩌고저쩌고

제6배 오늘 어째 술맛이 달다 하고

제7배 혈압 당뇨 디스크 암 백내장 나오고

제8배 조깅 등산 자전거 참선 골프 수영 승마까지

제9배 로션 바셀린 시금치 마늘 천마 홍삼 비아그라

제10배 이쯤 되면 사방에서 와글와글 야단법석 난리 시장바닥

제11배 도토리 키 재기 개새끼 쇠새끼 씨-팔 쌍욕이 훨훨 날아다니지.


술이 안주 먹고 욕도 먹고 친구 먹고 세상 먹고

술이 슬슬 달짝지근 오늘을 먹기 시작하면

술이 덥석 건강을 때려 잡아먹고

술이 꿀꺽 운동을 삼켜버리고

술이 색깔타령까지 흐르면

술이 결국 술을 먹거든

술이 그렇다니까,


해마다 끝은 다 그래

흔들리는 걸음걸이

뒤통수 시린

겨울.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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